교회에서 성당으로 발길 옮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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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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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12.0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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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 공개포럼 열려
또 기복신앙에 가까운 물질주의와 경제지상주의가 지난 10년간 많은 개신교 신자들이 교회로부터 등을 돌린 가장 큰 이유로 대두됐다.
이같은 지적은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 조성돈)와 신학과 사회학과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모임인 ‘일상과 초월’이 공동주최한 공개포럼에서 제기됐다.
‘현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톨릭 성장’을 주제로 30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신자 감소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개신교가 당면한 문제점과 가톨릭의 성장 비결을 비교하며 개종자를 통해 본 한국인의 종교성이 집중 조명됐다.
이처럼 개신교가 가톨릭의 성장비결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가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
당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기독교와 유교는 각각 14만4000명과 10만6000명이 감소한 반면, 불교는 40만5000명이 증가했고, 가톨릭 인구는 무려 219만5000명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늘어난 종교인구 237만3000명 가운데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가 된 셈이다.
세속적 외형 치중, 평신도 권력다툼, 헌금강요에 상처
이와 같이 갈수록 천주교 신자는 늘고, 개신교 교인은 감소해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특히 최근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사람들을 심층면접한 결과가 제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 교수와 이승훈 한림대 교수는 ‘왜 나는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갔는가’를 주제로 실시한 연구에서 종교를 바꾼 15명을 인터뷰한 자료를 토대로 교회가 신자들을 밀어내는 요인과 천주교가 성장하는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개종을 결심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헌금강요,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듯한 설교, 주입식 성경공부, 평신도들의 권력다툼 등에 실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외형에 치중하고, 표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도 교회에 대해 거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종교를 바꾼 평신도들이 교회의 어떤 점에 실망했는지, 성당의 어떤 매력에 이끌렸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면접을 진행했다”며 “이를 토대로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사회와의 올바른 소통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개신교인 ... 교회에 대한 자부심 강한 반면, 정체성은 약해
한편, 이번 조사결과에서 개신교인들은 교회에 대한 자부심은 강한 반면, 개신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조사대상자 대부분은 “두 종교는 ‘하나님’과 ‘하느님’의 차이밖에 없지 않느냐”며 “개신교든, 가톨릭이든 똑같이 하나님을 믿기에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별다른 갈등 없이 개종을 결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인천 가톨릭대 오경환 신부는 가톨릭 신자의 괄목할만한 증가요인으로 결속력과 청렴성, 활발한 인권활동 이외에도 조상과 장례 예식 및 술·담배에 대한 상대적으로 유연한 태도, 타 종교에 대한 열린 태도 등을 꼽았다.
응답자들도 가톨릭이 끌리는 이유로 자유로움과 제사, 음주나 흡연에 대한 융통성 등을 들었다.
왜 우리는 교회를 떠나 성당으로 갔나 ... 눈길 끄는 개종 이유
▲개종한 응답자들은 교회에서 성당으로 간 이유의 첫 번째로 ‘개신교는 표현을 너무 중시한다’는 점을 꼽았다. 묵상을 강조하는 천주교에 비해, 개신교는 빠른 박자의 찬송가를 부르며 자신의 영적인 상태를 밖으로 표출하는 데 더 몰두한다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두 번째 이유로 ‘교회가 지나치게 외형에 치중하고 자리싸움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30대까지 교회 생활을 하다 가톨릭으로 개종한 한 여성은 “헌금 그래프를 그려놓고 헌금을 많이 하도록 강요하고 헌금을 많이 하는 교인이 교회에 출석한 지 얼마 안 돼 집사가 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이들이 교회에서 성당으로 간 세 번째 이유는 ‘교회에서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교회 내에선 가족같이 가깝고 북적대고 부대끼다 보니 서로 상처를 많이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중보기도회와 같은 자리에서 은밀하게 나눈 기도제목조차 공개되어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이 다가와 “내가 기도하고 있다”는 말을 할 때는 ‘고맙다’는 생각보다 뒤통수를 얻어 맞은 기분이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매우 친절하게 맞아주지만, 한 주 결석이라도 하면 무서운 눈초리로 보며 죄인인 양 대하거나 설교에 ‘할렐루야’ ‘아멘’을 하지 않으면 ‘왜 안하느냐’고 다그치는 등 강요가 싫었다는 응답도 눈에 띄었다.
한 응답자는 이런저런 봉사활동과 출석을 강요하는 교회의 모습에 ‘시댁 같은 교회’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고.
▲이밖에 “장로나 권사가 되려고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싫었다”는 답변과 “설교나 성경에 대한 가르침에 대해서도 깊이 숙고하기보다는 ‘덮어 놓고 믿는’ 식”이라는 응답에도 눈길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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