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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의 Interview-e] 에브린 선교사의 ‘마지막 버킷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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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23.10.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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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해요”
에브린 선교사가 생애 ‘마지막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설악산 울산바위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필리핀인 선교사 에브린 시저(Evelyn Cezar)는 지난 9월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얼마 동안 한국에 머물며 삶의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서다. 


에브린(1974년생)은 얼마 전 유방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별다른 치료는 하지 않기로 했다. 몇 년의 삶을 연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의 ‘마지막 버킷리스트’ 맨 윗줄에는 한국 방문이 있었다.


한국에서 세 번이나 선교사 활동을 할 만큼 그는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첫 번째 일정은 자신의 첫 선교지였던 전남 순천시를 찾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의 땀과 눈물이 젖어 있던 학원이 없어졌지만 과거의 자신을 만나 보고 싶었다. 열정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선교했던 곳이기에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꼭 와보고 싶었다.

 

남은 생의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기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을 모두 만나고,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눈에 담아가고 싶었다. 필리핀 오지에서 함께 기도하며 복음을 전했던 파트너도 만나고 싶어 안식일에는 용윤희 선교사가 출석하는 서울동부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렸다. 


같이 활동했던 19기 1000명선교사 모임에 참석하기도 했다. 자신이 지도했던 학생의 부모님이 투병 중인 병원에 문병도 다녀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꼭 이루고 싶은 것 중 하나인 설악산 울산바위 산행도 무리없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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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고향은 필리핀 롬블론(Romblon)이라는 작은 섬마을이다. 외할아버지가 제일 먼저 재림신앙을 받아들이신 후 그 지역에 복음 전하는 일에 동참했다. 모태신앙인인 에브린은 2000년에 한국에 처음 와 순천중앙교회를 거쳐 월곡교회, 한국삼육고등학교에서 선교사역을 한 후 2002년 1000명선교사 19기로 필리핀 팔라완에서 봉사했다. 


그에 그치지 않고 다시 한국으로 와서 충주중앙교회(2003~2004년) 선교사로 헌신했다. 이후 AIIAS에서 공중보건학 석사학위 과정을 마치고 남아태지회 보건복지부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남아태지회에서 선교사 파송 업무를 맡고 있다.

 

에브린 선교사는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며 “하나님께서 내 삶을 인도하셨고 선교사의 길로 인도하시고 나를 ‘가장 좋은 곳’으로 보내셨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한국에 와서 선교사로서 출발점에 섰을 때부터 인생을 되돌아보고 싶었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고마운 기억을 준 사람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기도 했다. 모든 선교사가 전 세계에 있는 선교사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관계와 만남’에 초점을 맞춘 에브린 선교사의 이번 한국 방문은, 20여 년 전 자신이 하나님을 위해 일하고자 마음먹었던 그때의 마음을 되새기기에 충분했다. 그의 방문은 함께 선교지를 누비던 동료 선교사들에게도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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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였던 용윤희 선교사(19기, 서울동부교회)는 인테리어를 마치고 이사를 앞둔 새 보금자리를 에브린 선교사에게 선뜻 내줬다. 그는 “오래전 필리핀 오지에서 함께 기도하며 마음 모았던 파트너가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따뜻하길 바랐다. 같이 고생하던 때가 생각나 ‘새 집’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감사했다”고 미소지었다.

 

조영주 선교사(19기, 세종행복교회)도 “오랜만에 다시 만난 에브린이 아프다니 가슴이 무척 아프다. 그렇지만 이전의 뜨거웠던 마음이 떠올라 하늘을 소망하는 마음과 선교사 정신을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에브린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을 준비하고, 생각하는 사람. 어쩌면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처럼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하나님의 인도와 섭리에 담대히 자신의 삶과 죽음을 맡기려 한다. 한국에서의 버킷리스트는 대부분 이뤄졌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고,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했다. 그간 먹고 싶었던 한국음식이나 가고 싶었던 곳도 방문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버킷리스트는 아직 남아 있다. 구원받아 하늘에 가는 것이다. 


선교사 에브린. 그는 하나님께 그리고 동료 선교사에게 자랑스럽고 소중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제 사랑하는 이들과 헤어져야 하지만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나든 헤어짐이 없는 곳에서 영원한 사랑을 누리고 싶다. 그것이 에브린과 그를 사랑하는 선교사들이 하늘을 소망하는 이유다. 그를 하늘에서 다시 만날 때, 오늘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인터뷰를 마저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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