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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월호 2024년 5월호 믿음의 새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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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로운 말씀

“아주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은 많은 것에도 충실하다. 아주 작은 일에 충실하지 못한 사람은 많은 것에도 충실하지 못하다.”(누가복음 16장 10절, 쉬운성경)


빌딩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고 자동차가 끝없이 빵빵거리는 어느 부산한 도시에 이선이라는 어린 소년이 살고 있었어요. 이선은 10살로 같은 또래 대부분의 남자아이와 마찬가지로 신나는 일이나 모험을 무척 좋아했어요.

어느 밝고 화창한 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걸어가던 중 길에서 반짝이는 게 보였어요. 무엇인지 궁금해서 허리를 숙여 보니 지갑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 안에 든 것이 살짝 밖으로 빠져나와 있었죠. 지갑을 집어 자세히 살펴보는데 흥분으로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어요. 오래되어 낡았지만 여전히 튼튼한 가죽 지갑이었어요. 그 안에는 현금 뭉치와 신용카드 몇 장, 운전면허증이 들어 있었어요.

잠깐 그 돈으로 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에 바빴어요. 온갖 장난감을 사서 놀고 간식을 사 먹는 모습을 상상했죠. 이선은 그 돈이 어디서 났는지 아무도 모르게 즐길 수 있을 것이었어요. 그런데 그때 마음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말했어요. 이선이 전날 밤 가족 예배 시간에 읽었던 성경 구절을 깨우쳐 주는 목소리였죠.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 일에도 성실하고 작은 일에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큰 일에도 정직하지 못하다”(눅 16:10).

지갑을 가지려 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한 가지 결심을 했죠. 큰마음을 먹어야 하는 일이지만 뭘 해야 할지 알고 있었어요. 이선은 강하게 마음먹고 고개를 끄덕인 다음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게 배낭에 집어넣고 집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걸어가면서도 가슴속에서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어요. 지갑이 이선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지갑을 가지고 있다 보니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가 계속 생각났어요. 지갑을 가지고 싶었어요. 하지만 돈으로 잠시나마 즐길 수는 있겠지만 그보다 옳은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이선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지갑을 주웠다고 부모님께 말했어요. 함께 지갑에 들어 있는 걸 자세히 살펴보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선의 부모님은 정직하게 말해 줘서 기특하다고 칭찬하셨어요. 그리고 옳은 일을 하는 게 항상 제일 좋은 선택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려 주셨어요. 그 일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다음 날 이선과 부모님은 지갑 주인을 찾기 위해 경찰서로 갔어요. 경찰서에 들어가자 불안감이 물밀 듯이 이선의 마음속으로 밀려들었어요. 지갑을 잃어버린 사람이 왜 지갑을 가지고 있냐며 이선에게 화를 내면 어쩌죠? 돈을 가져갔다고 뭐라고 하면 어쩌죠?

이선이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지갑을 건네주면서 어떻게 발견했는지를 알려 주고 나자 두려움이 씻은 듯 없어졌어요. 경찰관이 정직하게 말해 줘서 고맙다고 하더니 진짜 주인에게 지갑을 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어요.   

이선이 경찰서에서 나오자 평온한 느낌이 마음속에 자리 잡았어요. 옳은 일을 했다는 걸 알았고 그게 제일 중요했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되돌아보니 안식일학교에서 요셉이라는 사람에 관해 들었던 이야기가 저절로 생각이 났어요.

요셉은 어려움도 많이 겪고 유혹도 많이 받았지만 언제나 옳은 일을 했어요. 저지르지도 않은 죄로 감옥에 갇혔을 때도 하나님의 계획을 믿고 줄곧 정직하게 살았어요. 그리고 나중에 그런 진실함이 상을 받아서 책임이 큰 아주 명예로운 자리에 올랐어요. 

요셉처럼 이선도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지만 옳은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렇게 하는 게 힘든데도 말이에요. 그리고 요셉처럼 이런 진실함이 나중에는 어떤 식으로든 상을 받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며칠이 지나자 이선은 지갑이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경찰이 지갑 주인을 찾았을까요?

어느 날 저녁,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엄마가 문을 열어 보더니 누군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이선을 불렀어요. 이선이 무슨 일인가 궁금해하며 부엌 모퉁이를 돌아서 보니 어떤 아저씨가 손에 모자를 들고 서 있었어요.

“네가 이선이니?” 

그 아저씨가 물었어요.  목소리가 감정에 복받쳐 있었어요.  

“네, 제가 이선인데요.” 

이선은 긴장과 흥분이 뒤섞인 기분으로 대답했어요.

아저씨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어요.

“나는 존이라고 한단다. 네가 찾은 지갑을 잃어버린 사람이 바로 나야. 지갑을 찾아 줘서 너무나 고맙구나.”

아저씨가 지갑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말해 주자 이선의 마음은 자부심으로 한껏 부풀어 올랐어요. 그 지갑은 아저씨의 아버지 것인데 안에 들어 있던 돈보다 훨씬 더 의미가 있는 물건이었어요. 아저씨가 이선에게 지갑을 돌려준 보답을 하겠다고 계속 말했지만 이선은 예의 바르게 거절했어요. 이미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상을 받았다는 걸 알았거든요. 바로 옳은 일을 해서 말이에요.

아저씨가 가고 나서 이선은 저절로 만족스럽고 뿌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지만 옳은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리고 그 정직함이 상을 받았어요. 마침내 한 번도 본 적이 없던 아저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뿐 아니라 그 일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드렸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요.

그날 이후로 이선은 유혹받거나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요셉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생각했어요. 또한 하나님 말씀을 따르겠다는 결심을 굳게 지키고 하나님께서 세우신 계획을 믿는다면 항상 옳은 일을 할 힘을 얻게 되리라는 걸 배웠답니다.



베스 토머스 『애드벤티스트 월드』 부편집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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